사람은 참 많은 만남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우연한 만남, 필연적인 만남.
보통 만남에 의미를 부여하여 어떨 때는 자신들의 우연한 만남이 필연적인 만남이라고 정의 내리기도 하지요.
그런 정의들 속에서 자신들의 만남에 특별함이라는 소스를 추가합니다. 그리고 그걸 예쁘게 소중히 생각하게 됩니다.
짧은 만남, 긴 만남.
상대를 탓하며, 때론 자신을 탓하며 만남의 결과를 시간에 두고 판단 내리기도 합니다.
그런 판단을 바탕으로 자신을 위로를 받기도 하고 상대를 비난하여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지요.
저 역시 살아가면서 참 많은 사람이 제 인생을 지나쳐 가거나 머물러 있습니다.
그 많은 인연의 시작을 난 얼마나 기억할 수 있을까요?
그 많은 인연을 유지하기 위해 난 어떠한 노력을 했을까요?
그 많은 인연의 끝을 난 어떻게 마무리했을까요?
앞으로의 많은 인연의 만남을 난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요?
『모리스의 월요일』은 제가 한참 사람과의 인연에 대해 생각할 때 읽게 된 에세이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책은 나에게 몇 년이 지나도 기억에 오래 남는 책입니다.
평소에 저는 마음에 드는 책은 몇 번이나 읽어보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읽을 때마다 곱씹어서 고소하기도 하고 그 시절에는 발견하지 못한 감정들을 별사탕처럼 찾아내서 기쁘기도 하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책은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고 또 읽습니다.
그래서 이 책도 몇 번이나 읽었네요. 후후후.
뉴욕이라는 배경에서 빛 속에 살고 있던 성인 로라와 어둠 속에 살고 있던 어린 모리스가 우연히 만나 영원한 우정을 나누는 이 책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해 참 많은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빛 속의 로라이기에 그런 로라가 왜 어둠 속에 살고 있는 모리스에게 순간 이끌림을 강렬하게 느꼈는지는 그녀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을 보면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어둠 속의 모리스지만 그런 모리스가 왜 익숙해져 버릴 법도 한 그 깜깜한 어둠을 영원함이 아니라 끝이 있는 긴 터널에 불과하다고 믿었는지 그가 왜 빛으로 나올 수 있었는지는 그의 버팀목인 가족을 보면 이해가 갑니다.
결국 내가 서있는 자리가 결코 영원히 빛도 어둠도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의 관계는 평등합니다. 여러 관계가 있겠지만 돈이나 지위로 형성되는 것만은 아니지요.
성인으로서 자신의 상처도 아픔도 이겨낸 듯한 로라였지만 그녀는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꿈꾸었던 안정적인 가정을 가지지 못한 결핍이 있었고, 어리지만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이미 알아버린 모리스임에도 불구하고 모정에 대한 결핍이 있었습니다. 그런 둘이 만나 우정이지만 모정과도 같은 관계를 유지해 나갑니다. 순간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말이지요.
온전하지 못한 인간이 서로를 만나 채워간다.
그러한 만남이 인연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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