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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쉰아홉 번째 편지 - 고구마튀김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9. 1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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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문득 생각이 났어.

어릴 적에 시장에 엄마 손을 잡고 걸어가다

튀김 가게에 기름내가 풍기면

엄마 손을 잡은 난 엄마의 손을 이끌어

홀린 듯 튀김 가게로 갔잖아.

 

엄마는 

나를 내려다보며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튀김 먹고 싶냐고 물어봐 주었지.

 

고개를 끄덕이며 신이 난 나는 

 

오징어 튀김!

 

을 외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튀김은 오징어 튀김!

 

한국 튀김 가게 스타일이 아닌 오징어 튀김. (출처: 픽사베이)

 

수북이 쌓인 오징어 튀김에 아주 적은 양으로 엄마는 

고구마튀김도 주문해.

 

엄마가 좋아하는 튀김은 고구마튀김.

 

아주 많은 오징어 튀김 사이에

소박하게 놓인 고구마튀김.

 

엄마도 더 먹고 싶었을 텐데

나 때문에 적게 산 건 아닐까..

아니, 나 때문에 적게 샀지, 우리 엄마..

 

나에게 모든 걸 양보하는 엄마..

그래서 미안해.

 

어렸을 땐 그걸 몰라서 지금 미안하고,

지금은 그걸 알아서 미안하고..

 

미안해.

미안해, 엄마..

 

엄마는 얼마나 많은 걸 나에게 양보하였을까..

내가 안 건 고작 몇 개인, 빙산의 일각일 거야..

 

그때 몰라서 미안하고..

 지금도 몰라서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엄마..

 

그리고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고구마를 썰어 고구마 튀김을 많이 만들어서 드리고 싶어요.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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