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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일흔일곱 번째 편지 - 이마 라인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0. 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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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기억나?

우리 가족이 거실 소파에 모여 앉아 있을 때.

 

엄마는 소파에 앉아 있고

아빠는 그 아래 앉아서 소파에 등을 기대고 있고

난 엄마의 무릎을 베고 있을 때.

마치 엄마라는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처럼 아빠랑 나랑 엄마에게 붙어서 있을 때ㅎㅎㅎ

 

엄마는 아빠의 고개를 뒤로 젖히고

앞머리를 쓸어 올린 후에

누워 있는 내 이마도 쓸어 올리곤 빤히 보잖아.

 

그리곤 항상 항상

정말 우주의 신비라도 이보다 신비로울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어쩜 이마 라인이 이렇게 판박이야?!

 

하며 아빠 이마 라인을 손가락으로 따라 그린 후에

내 이마 라인도 손가락으로 따라 그리잖아.

 

여기 이 꺾이는 부분까지 똑같아!

 

언제나 언제나

신기한 듯 엄마는 말해.

 

주방 식탁에 앉아 있는 아빠의 이마 라인을 훑으며 

거실에 앉아 있는 날 향해 외치잖아.

 

어쩜 이리 똑같아?!

 

침대에 누워 있는 내 이마 라인을 훑으며

거실에 있는 아빠를 향해 외치잖아.

 

이런 것까지 쏙 빼닮았어?!

 

엄마는 아빠랑 나랑 닮은 이마 라인을 보며

아주아주 경이롭게 바라봐.

 

거울 속 자신을 봐. (출처: 픽사베이)

 

그리고 난

거울 속에 내 모습을 보며 엄마를 그려.

 

얼마나 닮았어 그래~

엄마를 아는 지인분들도 

나의 지인들도 이야기를 해.

내가 엄마를 쏙 빼닮았다고.

 

난 말이야, 엄마.

엄마랑 완전 판박이면 좋겠어.

정말 너무너무 똑같아서 구분이 안 갈 정도.

앞으로 평생.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더.

 

그래서 거울 속에 내 얼굴을 보고 웃으면 좋겠어.

그럼 엄마가 웃는 거 같겠지?

그럼 엄마가 날 향해 웃는 거겠지?

그럼 난 엄마를 보는 거겠지?

 

거울 너머 엄마를 봐.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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