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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여든아홉 번째 편지 - 전화 통화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0. 1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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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릴 때 내가 자주 본 엄마의 모습 중에 하나는

바로 전화 통화하는 거!

 

엄마는 참 전화 통화를 많이 했어.

엄마 친구에게 전화를 하잖아.

 

어릴 때는 엄마가 참 전화를 많이 한다고 생각했어.

뭐 하고 있다가 엄마를 보면 전화하고 있어.

학교 갔다가 집에 오면 전화를 하고 있어.

엄마한테 전화를 걸면 전화를 하고 있어.

 

그건 내가 커서도 마찬가지.

고향집에 내려오면 엄마는 친구와 전화를 해.

물론 그 횟수는 확연히 줄었지만.

 

수화기를 든 엄마의 모습. (출처: 픽사베이)

 

어릴 때는 그저 엄마가 전화 통화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좀 크니까 조금은, 아주 조금은 알겠더라.

엄마는 나 때문에 나가지 못하니까 

친구들을 마음껏 만나러 갈 수 없으니까

그렇게 전화 통화로 대신했다는 걸.

 

엄마라고 어찌 밖에 놀러 가고 싶지 않겠어?

엄마라고 어찌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싶겠어?

 

그런데 손 많이 가는 자식 때문에 

엄마는 나가는 대신 집에서. 

친구들이 보고 싶고 그리운 마음을

만나는 대신 목소리로.

그렇게 허전함과 그리움을 전화 통화로 채운다는 걸

난 너무 늦게 알아차렸네..

 

내가 고향집에서 나와 살면서

엄마의 전화 통화는 줄었던 거 같아.

예전에 함께 살 때는

밖에서 엄마에게 전화를 하면 그렇게 통화 중이 많았는데

고향집을 나오고부터 어느새인가 전화를 하면 엄마는 바로 전화를 받았어.

그때는 크게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알겠어..

 

엄마는 혹여나 내가 오는 전화를 바로 받지 못할까 봐

친구와의 전화 통화를 줄인 건 아닐까..

언제 울릴지 모를 자식의 전화를 기다린 건 아닐까..

내 생활에 방해가 될까 봐 그렇게 기다리기만 하는 엄마..

 

기다림. (출처: 픽사베이)

 

보고 싶고 그리운 마음을 담아

휴대전화만 보고 있던 건 아닐까..

 

나도 보고 싶고 그리운 마음을 담아

휴대전화만 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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