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뜬금없이 저 단어가 홀로 처음부터 "짠"하고 등장해서 '갑자기 왠 '배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요?
『슬기로운 의사생활』 8화는 각 인물들이 '배려'를 행하는 태도를 보여준 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먼저 '김준완' 선생님의 심쿵 포인트!
절대 자신의 배려를 알리지 않는다!
자신의 제자인 '도재학' 선생님(정문성 분)의 잘못을 책임지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직함도 받아들이고, 더군다나 그렁그렁해서 찾아온 제자를 정말 무시하며 제 할 말만 하는 태도를 일관합니다.
전형적인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타입'입니다.
자신의 선행에 티 내는 것도 싫고 선행의 수혜자가 티 내며 인사하는 것도 싫어하는 그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음으로는 '양석형' 선생님의 심쿵 포인트!
말랑말랑 순두부 같은 배려의 아이콘!
항상 한 발 앞서 그 앞의 한 수까지 생각하는 배려 장인입니다.
'추민하' 선생님(안은진 분)을 달래주기보다는 그녀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욕받이로 희생하는 것도 감수하는 스승입니다. 스스로 이겨낼 수 있음을 믿고 기다려주는 동시에 뒤에서 밀어주며 자신을 희생하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타입'이네요.
그리고 '채송화' 선생님의 심쿵 포인트!
우쭈쭈, 엄마 같이 미리 알고 보듬어 준다!
개구리 왕눈이가 된 '이익준' 선생님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가 원하는 것을 먼저 행하는 배려의 아이콘입니다. '척하면 척인 타입'으로 거의 엄마들이 자식 키울 때 하는 초능력을 주변 사람들에게 실행하는 인물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로사' 여사님의 버럭 배려!
친구 '주종수'를 배려하는데 그 배려의 구성을 보면 '짜증'이 9할입니다. 하하하.
너무 친한 사이에는 그 사람이 안 되어 보이거나 안타깝거나 마음이 너무 아프면 짜증을 내지 않나요? 하하하.
진심 짜증내고 버럭 하게 되지요. 하하하. 마치 자기 일처럼 감정 이입이 되어서 아주 감정적으로 변합니다.
두 분의 관계가 얼마나 오래되고 얼마나 깊은 사이인지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배려'의 형태가 위의 세 인물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배려'의 형태가 어찌 되었든 간에, '배려'라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고, 그 '관심'을 통해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서로가 점점 무관심한 사회가 된다면 배려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고요.
요즘 점점 삭막한 사회가 되어 가는데, 친한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서로를 향한 조그마한 관심이, 그것이 물질적인 형태이든 정신적인 형태이든 서로에게 뻗는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 스스로도 지하철에서 제 몸이 힘들다고 고의적인 무시보다는 1초라도 고개를 들고 눈을 돌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화에서도 많은 배우님들이 열연을 하셨지만, 특히 세 배우님들이 제 눈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주전' 병원장님(조승연 분) 아시지요? 율제 병원의 병원장님!
실은 예전에 제가 정말 재미있게 본 『터널』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하셔서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워낙 전달력 높은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을 지니고 계셔서 각인된 배우시거든요. 정말 듣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톤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에서도 이 분의 장점인 그 목소리와 발음을 자주 듣게 되어 좋았습니다. 더군다나 제 개인적으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에서 조승연 배우님의 최고의 연기는 바로 8화에서 한밤 중에 '김준완' 선생님의 전화를 자다 깨서 받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깊은 잠에 푹 들었다가 느닷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비몽사몽인 상태로 전화를 받는 장면인데, 잠긴 목소리와 깊은 콧바람 소리가 실제 잠에서 깬 상황을 너무나 디테일하게 연기하셔서 실제라고 생각이 들 정도더라고요! 그 목소리와 숨소리, 휴지가 너무 섬세해서 정말 대단한 연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조승연 배우님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ko.wikipedia.org/wiki/%EC%A1%B0%EC%8A%B9%EC%97%B0_(%EB%B0%B0%EC%9A%B0)
다음으로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물 쏙 빼게 만든 '김준완' 선생님의 아기 환자인 훈이의 부모님.
절제된 슬픔을 절절하게 표현한 훈이 엄마의 안소요 배우님과 훈이 아빠의 강정우 배우님을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네요.
정말 비슷한 인상의 비슷한 분위기의 배우님들이 부부 역할을 하시고, 그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도 비슷하게 표현을 하신 듯합니다. 닮은 분위기가 흔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비슷함을 유지함으로써 두 부부의 공유되는 마음과 아픈 상처가 보는 이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외부 표출형의 폭발적인 감정 표현이 아니라 억누름을 통한 내면에서 폭발하는 감정 표현을 통해 보는 사람도 이를 악물지만 그럼에도 흐느낌이 세어 나오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슬픔의 표현 방식이, 소리 없는 슬픔의 끝없는 깊이를 너무나도 훌륭히 표현하신 안소요 배우님과 강정우 배우님이었습니다.
(안소요 배우님과 강정우 배우님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www.starship-ent.com/profile/artists/ahnsoyo.php
namu.wiki/w/%EA%B0%95%EC%A0%95%EC%9A%B0(%EB%B0%B0%EC%9A%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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