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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사백스물세 번째 편지 - 살림은 힘들어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5. 2. 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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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되어 있어서 그렇지

꺼내 놓으면 한 사람한테도 짐이 한가득이야.

 

엄마가 예전에 해 준 말이야.

기억나?

 

엄마처럼 깔끔하게 집안을 꾸리고 싶은데

내 눈이 닿는 곳곳에 짐이 한가득이야.

 

엄마처럼 청결하게 집안을 유지하고 싶은데

내 눈이 닿는 곳곳에 먼지가 한가득이야.

 

싹 다 버리고 싶어서 정리를 해도

버리는 건 고작 비닐봉지 한 봉지도 안 되는 양이야.

 

싹 다 버려야지 싶어도

언젠가 쓰지 않을까 끌어안고 있는 짐이 한 덩어리야.

 

미련은 결국 내 발목에 착 감기어

악착같이 매달려서 떨어지지 않아.

 

결국 떠나지 못하는 지박령처럼

원래의 곳에 안착해 있어.

 

엄마, 살림은 참 힘들어.

그래서 정말 우리 엄마 대단해.

 

.. 지금 현재도 난

눈에 밟히는 싱크대의 얼룩들을 턱을 괴고 눈만 굴려 바라봐.

내일의 내가 닦으려나..

 

청소는 언제하지?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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