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되어 있어서 그렇지
꺼내 놓으면 한 사람한테도 짐이 한가득이야.
엄마가 예전에 해 준 말이야.
기억나?
엄마처럼 깔끔하게 집안을 꾸리고 싶은데
내 눈이 닿는 곳곳에 짐이 한가득이야.
엄마처럼 청결하게 집안을 유지하고 싶은데
내 눈이 닿는 곳곳에 먼지가 한가득이야.
싹 다 버리고 싶어서 정리를 해도
버리는 건 고작 비닐봉지 한 봉지도 안 되는 양이야.
싹 다 버려야지 싶어도
언젠가 쓰지 않을까 끌어안고 있는 짐이 한 덩어리야.
미련은 결국 내 발목에 착 감기어
악착같이 매달려서 떨어지지 않아.
결국 떠나지 못하는 지박령처럼
원래의 곳에 안착해 있어.
엄마, 살림은 참 힘들어.
그래서 정말 우리 엄마 대단해.
.. 지금 현재도 난
눈에 밟히는 싱크대의 얼룩들을 턱을 괴고 눈만 굴려 바라봐.
내일의 내가 닦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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