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산에 갔어.
지인들과 함께 산에 갔어.
푸르른 녹음과 청명한 하늘,
미세먼지 없이 깨끗한 날씨에 왜 산에 오르는지 알겠더라.
우리 엄마랑 아빠, 나 이렇게 산에 가끔 갔는데, 그렇지?
그런데 내가 잘 못 올라가니까 정상까지 안 가고 입구에서 갔다가 내려왔잖아.
배려해 줬지..
오늘 지인들도 날 많이 배려해 줬어.
그래서 덕분에 정상까지 올라갔네.
올라가는 도중에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오늘 등산은 풍경이 9할이었어.
너무너무 경치가 좋더라.
그리고 녹음을 보니
엄마가 매번 이야기하잖아.
드라이브를 하다가 녹음을 보면 꼭 엄마는
머~얼리 봐. 푸르른 녹음을 봐.
눈의 피로를 풀어.
그렇게 이야기하잖아.
그리고 나무 향이 짙게 나면
풀 향이 짙게 나면
좋은 냄새니까 깊숙이 숨을 쉬어.
입으로 들이켜.
숨을 크게 들이켜고 마셔.
그렇게 이야기하잖아.
오늘 산에 오르면서 이런저런 엄마의 이야기, 엄마와의 추억이
떠올라.
엄마.
산에 가자.
우리 함께 손 잡고 산에 가자.
녹음을 보자.
자연의 향을 들이키며 숨을 쉬자.
엄마.
우리 산에 가자.
엄마 아빠 나 함께 산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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