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사백서른두 번째 편지 - 무대 -
이더~ 웅키마~ 보우오 이띠~이더~ 웅키마~ 보우오 이띠~ 기저귀를 차고 본인 이름도 잘 발음 못하는 그 시절에나의 백스테이지 무대는붉은색 둥근 방석! 엄마는그 순간의 내가 각인이 된 듯이항상 그때의 나의 발음을 따라 하며노래를 부르잖아. 텔레비전에서 이 노래만 나왔다 하면붉은색 둥근 방석 위에 올라가서는기저귀만 차고양손을 이렇게(검지만 세워서) 하면서노래를 불렀어.발음도 잘 안 되가지고는이더~ 웅키마~ 보우오 이띠~이더~ 웅키마~ 보우오 이띠~하면서 신나게 불렀어. 엄마의 눈은 나를 보고 있지만엄마의 동공 속에 나는그때의 나로 비추어지는 것 같았어. 아련한 듯그리운 듯애틋한 듯사랑스러운 듯 그렇게 엄마는 지금의 나를 보며과거의 나를 떠올려. 자식은 그 시절에 평생의 효도를 다한다고 하더니나도 그랬나 봐.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5. 3. 6.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