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아흔세 번째 편지 - 저녁의 정취 -
엄마.아직 땅거미가 내려앉기 전에 산책을 했어.저녁 즈음을 향해가는 시간대의 하늘은마치 해가 뜨기 전의 새벽을 닮아서 기묘한 느낌을 줘. 내가 좋아하는 시간대.새벽인지 저녁인지 모를 묘한 느낌의 분위기가 익숙한 동네를 새로운 느낌을 주게 만들었어.분명 좋아하는 시간대.. 였지. 하지만 오늘은,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눈앞에 놓인 길을 걸어서 갔어.오늘일까? 오늘만일까?이처럼 길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으로 지내온 게 얼마나 되었을까. 이대로 계속 앞으로 가면 어디에 도달할까.하지만 더 이상 가면 안 되는 걸 잘 알아.모르는 척 가고 싶지만 결국 돌아갈 길을 알고 있었고,그래서 난 돌아갈 수밖에 없어. 그래, 난 어쩔 수 없이 반환점을 찍고 집으로 돌아가. 그런데 엄마.어느 집에서 나는 냄새일까?저녁의 향이 나..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5. 1. 26. 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