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스물여덟 번째 편지 - 두루마리 휴지와 배움의 즐거움 -
엄마. 내가 어렸을 때 말이야. 아주 어렸을 때였어. 유치원에 다니기 전이었던 것 같아. 그때 엄마가 화장실 앞에서 나를 불러서 알려 줬어. 두루마리 휴지를 깨끗하게 절단하는 방법을 말이야. 그때까지 난 두루마리 휴지를 자르는 방법을 몰랐어. 그래서 아마 주욱주욱 찢었겠지? 엄마는 나를 불러서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어. "여길 봐. 이걸 이렇게 뜯으면 이렇게 쉽게 뜯어져." 엄마의 손끝에서 휴지가 절취선을 따라 깨끗하게 분리되는 모습이 나에게는 굉장히 신기한 모습이었어. 정말 너무너무 놀랐어. 우와우와 했잖아. 진짜 너무 놀라웠어. 엄마. 알아? 난 그때 처음으로 배움의 즐거움을 느꼈어. 아마 그 전에 엄마가 알려준 것들이 많았을 거야. 그런데 그때 새로운 지식을 얻었을 때의 그 충격과 경의로움은 잊을 수..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 28.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