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마흔여덟 번째 편지 - 필통 -
엄마. 방학만 되면 내 가방 속의 필통은 횡재를 해. 왜냐하면 엄마가 필통을 빨아주니까. 한 학기 동안 가방 속에서 책상 위에서 이리 뒤적 저리 뒤척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바쁘게 오고 간 내 필통은 결국 꾀죄죄한 모습으로 가방 속에 얌전히 있어. 정작 주인인 내 눈에는 정감 가는(?!) 손때라며 신경도 쓰지 않는데 주인의 엄마 눈에는 딸의 소중한 필통의 짠한 모습이 눈에 밟혀 필통에게는 호사인, 목욕이라는 호강을 시켜주잖아. 직접 손으로 거품 목욕을 뽀득뽀득~! 본래의 색을 찾은 필통은 학기의 시작과 함께 다시 나의 가방 안에서 책상 위에서 위용을 자랑해. 본래의 색을 뽐내듯이 반짝거려. 고마워, 엄마. 항상 그렇게 항상 나의 모든 걸 챙겨줘서..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2. 17.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