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사백일흔한 번째 편지 - 목련 -
엄마.일하러 가는 곳에 목련 나무가 두 그루 있어.가장 먼저 봄을 알리듯 가장 먼저 핀 꽃이야. 고개를 올리고 바라보면구름처럼 하얀 꽃잎이 단아하게 피어나. 뽀얗게 새하얀 꽃이 아침에 햇살 아래에서 봐도 예쁘고 밤에 별빛 아래에서 봐도 예뻐. 하지만 무겁게 떨어지는 꽃잎을 보면찬란하던 순간이 정말 한순간처럼 느껴져. 뽀얗게 새하얀 꽃잎은생명력을 잃고 바닥으로 한없이 추락해 버려. 꺼져버린 존재처럼 그 찬란한 빛을 잃고그렇게 그렇게 껍데기가 되어 쌓여가. 그래도 말이야, 엄마.목련은 최선을 다해서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그렇게 아름답게 한 세상 살다 간 거겠지.그래서 미련 없이 훌훌 털고 가버리는 거겠지.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5. 4. 19.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