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삼백마흔네 번째 편지 - 색칠 공부 -
엄마.내가 어릴 적에 살던 우리 동네에 문방구 하나가 있었잖아.어린 눈으로 봐도 참 크기가 작았던 게 생각 나.그럼 지금 보면 더 작겠지? ㅎㅎ하지만 참 없던 게 없던 그런 문방구였던 게 기억이 나. 나의 낙은 그곳에서 사는 색칠 공부책이었어.문방구 앞에 책을 꽂을 수 있는 가판대에항상 2~3종류의 색칠 공부책이 일정한 기간으로 전시되었던 게 기억이 나. 유치원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엄마랑 손잡고 그 문방구에 가서 하나씩 색칠 공부책을 사 왔잖아.엄마가 몇 권을 사라고 정한 게 아니었지만 꼭 한 권씩을 샀던 거 같아.난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쪼그리고 앉아 색칠 공부책을 뒤적이며 신중하게 골랐지.엄마는 그런 내 뒤에서 말없이 기다려줬어. 그러고 나서 고른 색칠 공부책을 가슴에 고이 품고 집으로 오는 길이..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2. 8.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