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사백서른여덟 번째 편지 - 닮은꼴 -
엄마.아닌 줄 알면서도.당연히 아닌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멈추어지는 그런 순간이 있어. 어느 날은스쳐가는 누군가의 향이 익숙해서.. 어느 날은지나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낯익어서.. 어느 날은돌아선 얼굴 끝에살짝 보이는 눈두덩이의 모습과여리여리한 귀 끝으로 떨어지는날렵하고 좁다란 턱선과가느다란 목덜미가 닮아서.. 그래서 나도 모르게 멈추게 되어버려.스치고 지나갈 아주 작은 한 부분에서마치 큰 덫에 걸린 듯꼼짝하지 못하고 빠져나가지 못하고그렇게 갇혀서 벗어나지 못하게 돼. 아닌 줄 알면서도.당연히 아닌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멈추어지는 그런 순간이 있어.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5. 3. 13. 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