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아흔한 번째 편지 - 알프스의 메아리 -
엄마. 어릴 때 엄마가 유일하게 만화를 봤던 작품이 있어. 기억나? '알프스의 메아리'였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거. 마리아 수녀가 트랩일가에 들어가 장군과 그의 아이들의 아내이자 엄마가 되는 이야기. 엄마는 그 애니메이션을 꼬박꼬박 봤었잖아. 일주일에 한 번 아침에 방송을 했던가?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지는 모르겠어. 나도 너무 어릴 때라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엄마가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 나도 옆에서 봤던 기억이 나. 그전까지 엄마가 애니메이션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 그 이후에도 엄마가 애니메이션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잖아. 무엇이 엄마를 사로잡았을까? 이 애니메이션의 무엇이 엄마의 마음에 와닿았던 걸까? 이 애니메이션은 아내를 잃고 엄마를 잃고 방황하는 남자와 아..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3. 31.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