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여든일곱 번째 편지 - 퉤퉤퉤 -
엄마. 내가 무서운 꿈을 꾸거나 기분 나쁜 꿈을 꾸면, 엄마는 항상 다른 쪽을 보고는 허공에 퉤퉤퉤 하며 허공에 시늉을 하잖아. 그럼 나도 엄마를 따라서 허공에다가 대고 퉤퉤퉤! 따라 하고 말이야 ㅎ 엄마가 그렇게 해 주면 무서운 꿈도 기분 나쁜 꿈도 더 이상 무서운 꿈이 기분 나쁜 꿈이 아니게 돼. 나에게 어떠한 영향도 줄 수 없는 한낱 의미 없는 꿈이 되어 버려. 그건 엄마의 주문. 나의 불안을 없애주는 엄마의 마법 같은 주문. 나 요즘 이틀 연속 불쾌한 꿈을 꿨어. 엄마의 퉤퉤퉤가 필요해. 엄마가 퉤퉤퉤 해줘. 그래서 나의 불쾌한 꿈에 더 이상 찝찝해하지 않도록 엄마의 마법을 걸어 줘.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3. 27.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