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열 번째 편지 - 생면 -
엄마.우리 집은 아빠가 국수를 좋아하잖아.그래서 엄마가 가끔 별식으로 국수를 만들어 줄 때가 있잖아. 고추장 비빔 국수, 간장 비빔 국수, 잔치 국수 등등.국수를 한껏 삶아서 엄마의 레시피로 조물조물해서 식탁 위에 올려지면아빠도 나도 참 맛있게 먹어. 그런데 말이야, 엄마.난 엄마의 비법으로 만든 국수 요리도 좋지만 국수를 삶고 난 후에 찬 물에 씻어서 나에게 생면 그대로 줄 때가 있잖아. 엄마는 어미새처럼 손으로 내 입에 들어갈 만큼 돌돌 말아서 주면난 엄마 손 아래 아기새처럼 입을 쩍 벌리고 낼름 받아 먹잖아. 난 그 순간이 참 좋아.그냥 그 순간이 정말 좋아. 엄마와 함께하는 평범하지만 특별한,그런 순간이 진심으로 참 정말 좋아.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7. 28.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