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쉰여섯 번째 편지 - 소 -
엄마,외가 쪽의 친척 할아버지 댁에 가면 항상 외양간에 소가 한가득 있잖아.엄마가 어릴 때부터 집에서 키웠다고 한 소는엄마에게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익숙한 동물이야.어릴 때 외가 쪽의 친척 할아버지 댁에 갈 때마다 항상 소를 봐서 그런가 봐. 소가 궁금해 외양간에 들어가면항상 순한 얼굴로 나를 바라봐.여물을 주나 안 주나 그 큰 눈을 꿈뻑거리며보채지 않고 재촉하지 않고그저 묵묵히 바라봐. 한동안 그렇게 소에 정신이 뺏겨 보고 있으면어느새 엄마도 외양간에 들어와서 나랑 같이 쌓아둔 여물을 쥐어다가 소 가까이에 다가가 먹여주잖아.고사리 같은 작은 손에 쬐끔 쥐어서 주는 여물을 소는 군말 없이 오물오물 먹던 모습이 떠올라. 큰 눈을 꿈뻑꿈뻑.긴 속눈썹이 그 호수 같은 눈에 그늘을 지우고성질부리지 않고 순하게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2. 20. 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