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일곱 번째 편지 - 슈퍼문 -
엄마.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풍경이 있어.어릴 때 아주 어릴 때보름달이 뜬 날이라고 엄마가 옥상에 달 보러 가자고 한 적이 있었어.기억나, 엄마? 어둑한 계단을 올라옥상 문을 열고 마주 본 달은아주 둥그렇고 환한 보름달이었어. 나를 삼킬 듯이 큰 보름달이,두 눈에 담기도 힘든 큰 보름달이,은은한 노란빛을 뿜어내면서위용스럽게 지상 가까이 내려왔었어.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았고내 몸을 던지면 폭신한 보름달에 푹 빠질 것 같았어. 어른거리는 보름달이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도 눈앞에서 아른거려. 손을 잡고 엄마랑 아빠랑 그때의 보름달을 보고 싶다. 우리 가족이어두컴컴한 세상 속에 모든 걸 끌어안는 듯한그 찬란한 따뜻한 빛을 뿜어내는보름달을 보고 싶다.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1. 1.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