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마흔일곱 번째 편지 - 평발 -
엄마. 엄마의 발은 평발이잖아. 그리고 엄마의 엄지발가락은 길쭉하게 생겼어. 나는 넚데데한데 말이지. 그리고 다른 발가락들도 가지런하게 생겼어. 폭이 좁은 칼발. 엄마 발. 나보다 작은 발. 235-240mm의 신발이 맞는 엄마의 발. 젊은 시절에는 구두를 많이 신었는지 안쪽으로 뼈가 살짝 툭 튀어나오기도 했지. 평발인 엄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걷는구나. 건강을 위해 나를 위해 우리 가족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그리고 나랑 운동삼아 산책 삼아 걸을 때는 나의 속도에 맞춰주잖아. 아빠랑 운동삼아 산책삼아 걸을 때는 엄청 빨리 걷는다면서? 아빠가 이야기해줬어. 엄마의 걸음 속도가 아빠보다 빠르다고. 아빠보다 잘 걷는다고. 그동안 엄마는 정말 나한테 맞춰줬었구나.. 고마워. 고마워, 엄마. 고마운..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2. 16.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