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백서른일곱 번째 편지 - 우산 -
엄마.나 우산 손잡이가 고장 나서 빠져.그런데 엄마는 그걸 모르고 내 우산을 펴려다가 손잡이가 뽁 빠졌잖아.그래서 내가 아 내가 할걸. 이라고 말을 했었잖아.그때 엄마는 아무 말도 안 했잖아.그게 두고두고 맘에 걸려. 내 말이 너무 짧았어. 아, 내가 할걸.이거 고장 나서 빠지는데 엄마 놀랐지?내가 했으면 엄마가 손잡이가 빠진 탓에 놀라지 않았을 텐데. 그 말을 못 한 게 너무너무 한이 돼. 한의 크기란 사람마다 다르잖아.난 그게 너무 한이 돼. 내가 그 뒷말을 하지 않아서엄마가 그 순간에 느꼈을 무안함, 당혹스러움, 민망함.그걸 내가 엄마에게 느끼게 했다는 죄책감.그런 엄마의 감정을 그대로 두었다는 죄책감.그리고 다시는 전할 수 없다는 한스러움. 한스러움..수정할 수 없다는 후회.되돌릴 수 없다는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5. 16.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