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쉰네 번째 편지 - 놀이터 -
엄마.예전에 이사한 집 앞에 놀이터가 있었잖아.꽤 큰 놀이터가 한 블록을 차지하고 있었지. 우리 집에서 내려다보는 그 놀이터는 나무도 많고 풀도 있고 해서 참 좋아 보였어.아이들의 까르르 웃음소리도 들리던 그곳. 이사를 하고 얼마나 되었을까?난 그곳에 갔잖아, 혼자서.그런데 몇 분 안 있어 집으로 돌아왔어.울면서. 엄마는 놀라 물었잖아.왜 우냐.. 고.난 말했어.같이 놀 친구가 없다.. 고. 지금도 낯을 가리는 나는, 사회인으로서의 가면을 쓰고 있는 나는그때만 해도 무척 낯을 가리는 아이였지.아마 말 한마디 못 붙이고 쭈뼛쭈뼛 대다가 결국 돌아왔겠지. 실은 잘 기억도 나지 않는 일이야.하지만 엄마는 달랐어. 엄마는 이 일이 엄마의 마음속에 가시가 되어 콕 박혀 있었나 봐.이후 내가 자라서 엄마는 흘러가..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9. 10.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