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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백스물다섯 번째 편지 - 욕조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5. 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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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예전에 우리 집 화장실에 욕조가 있었잖아.

일명 목간통ㅋㅋㅋ

 

욕조. (출처: 픽사베이)

 

그런데 우리 집 욕조는 항상 덮개로 덮여 있었어.

있으되 사용은 안 했지.

그래서 어느 날은 내가 사용하고 싶다고 했잖아.

욕조에 물 받아서 들어가고 싶다고.

그래서 엄마가 그날 욕조에 물을 받아 줬어.

엄마랑 나랑 함께 들어갔어.

어린 나는 엄마 앞에 앉아 물 장구를 치고.

아주아주 즐거웠던 기분이 지금도 생생해.

 

행복한 추억. (AI 이미지 생성)

 

물론 이후에는 다시 덮개로 덮여 있게 되었지만 말이야ㅎ

가녀린 엄마에게 욕조 청소는 아마 힘든 일이었을 거야.

하지만 또 깔끔한 엄마이기에 매일 샤워를 한 후에

청소를 안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거야. 

그래서 욕조는 덮개로 봉인되었지 ㅎ

엄마가 욕조에 물 받아서 샤워할까?라고 

내 의사를 물어봐 주었지만 

엄마가 힘들 것을 알기에 그냥 이제 안 해도 된다고 이야기했었지.

 

아무튼 욕실을 한 부분을 차지하던 욕조는

이사한 집에서는 애초에 발을 디디지도 못하게 했어.

그냥 욕조를 빼버렸잖아.

 

뭔가 옛날 비누 포장 상자 같은 느낌이지 않아?! (출처: 픽사베이)

 

가아끔 아쉬울 때도 있지만 

확실히 욕조에 물 받아서 씻고 청소하는 건 번거롭기는 해.

그리고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고 말이야.

하지만 어릴 때 엄마와 함께 욕조에 들어갔던 그 추억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으로 남아

지금도 웃음 짓는 행복한 추억이야.

아주아주 행복한 추억이야..

잊지 못할 추억이야.. 

 

욕조에 들어가 이렇게 경치 좋은 곳을 바라보며 힐링하고 싶네.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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