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보다 작던 나는 어느새 이렇게 엄마보다 컸을까?
엄마는 훌쩍 커버린 나를 보며 항상 신기한 듯 경이로운 듯 바라봐.
내가 마치 우주인 듯 아주 반짝이듯 바라봐.
나의 종아리를, 어쩔 때는 엄마의 종아리를 재며
요만한 아기로 태어난 네가 이렇게나 컸어.
내가 이렇게 큰 너를 낳았어.
라며 훌쩍 큰 나를 아주 세상의 신비를 경험하게 된 성인처럼
아주 경이롭게 바라봐.
엄마.
엄마는 내가 엄마의 배를 어루만지면
네 고향이야.
라면서 엄마의 배를 함께 어루만져.
네가 이곳에서 있었어.
이곳에 있다가 세상으로 나왔어.
당신께서 날 품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나로 인해 힘겨웠던 시간을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나라는 존재를 내가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게 나를 평가해 줘.
나라는 존재를 내가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랑해 줘.
엄마.
난 너무 고마워.
날 낳아줘서.
날 세상에 나오게 해 줘서.
엄마가 날 선택해 줘서.
엄마가 나의 엄마라서.
난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해.
엄마에게 부치는 백서른여섯 번째 편지 - 석가탄신일 - (0) | 2024.05.15 |
---|---|
엄마에게 부치는 백서른다섯 번째 편지 - 이마 - (0) | 2024.05.14 |
엄마에게 부치는 백서른세 번째 편지 - 동네 한 바퀴 - (0) | 2024.05.12 |
엄마에게 부치는 백서른두 번째 편지 - 손톱다듬기 - (0) | 2024.05.11 |
엄마에게 부치는 백서른한 번째 편지 - 고향만두 - (0) | 2024.05.10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