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누구나 한 번쯤은 성형 수술을 꿈꾸지 않을까?
극단적인 성격의 나는 수술을 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겠다고 엄마에게 이야기했잖아.
성형 수술을 하고 싶었어.
얼굴이 바뀌면 내 과거도 없던 일이 되어 버릴 것 같았거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과거는 없어질 거라 생각했거든.
그래서 그러기 위해서
찔끔 수술이 아니라 정말 다른 사람으로 바뀌고 싶었어.
그런데 엄마 기억나?
엄마가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 중에서도 단박에 나를 발견하고
엄마 얼굴이 있다고 엄마가 거기에 있더라고 이야기했잖아.
그다음에 난 성형 수술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없어졌어.
그래.
내 얼굴에는 엄마가 있고 아빠가 있어.
내 얼굴에 부모님 두 분이 계신 거야.
그렇게 생각을 하니
내 얼굴이 사랑스럽더라.
엄마의 얼굴과 아빠의 얼굴을 담은 내 얼굴이 말이야.
물론 여전히 엄마의 외모, 아빠의 외모에 전혀 못 미치는 외모지만
그래도 엄마와 아빠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나란 존재가 의미가 있더라.
그래서 엄마.
난 성형 수술에 대한 생각이 없어졌어.
내 몸에 내 피에
엄마 아빠가 있다고 생각하니 나란 존재가 참 의미가 있더라.
그래서 난 날 좀 더 사랑하게 되었어.
엄마와 아빠의 분신이니까.
그것이 날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로 느끼게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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