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기억나?
나 초등학교 1학년 때 필통!
그때 플라스틱이었던 거 같아.
이층짜리 필통!
연분홍색에 캐릭터가 그려져 있고,
뚜껑 부분에는 쿠션감이 있었어.
그리고 자석으로 붙이고 떼고 하던
네모다란 필통이었던 거 같아.
그 필통을 열면 가지런히 연필이 놓여 있었어.
항상 엄마가 연필깎이로 깎아서
키 순서대로 가지런히 넣어 주었잖아.
학교에 오면
방에 던져놓은 가방에서
엄마는 어느새 필통을 꺼내
하나하나 연필을 깎아 놓아 주었잖아.
조용히.
나도 모르게.
어느새 내가 필요한 것들을.
그렇게 나도 모르게.
당연하게.
비단 연필 깎기뿐만 아니야.
엄마가 해 주는 모든 것들은
여전히
그렇게
당연하다듯이.
그래서
죄송하고
감사하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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