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엄마에게 부치는 오백세 번째 편지 - 요령 없는 배려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5. 6. 3. 22:34

본문

반응형

엄마.

나의 요령 없는, 어쭙잖은 배려 아닌 배려.

엄마에게 잘 숨겼을 거라는 오만함.

 

하지만 계속 몸으로 배어 나오는 마음의 병.

 

그런데 말이야, 엄마.

겉으로 티 나기 전에서부터 엄마는 이미 알았지.

알고 있었어.

숨긴다고 숨긴 내 마음을 엄마는 이미 다 알고 있었어.

 

엄마는

우리 OO이가 무슨 말을 해도 괜찮아.

엄마한테는 무슨 말을 해도 괜찮아.

 

그럼 엄마도 아프잖아.

엄마도 슬프잖아.

 

아니 엄마는 괜찮아.

엄마는 우리 OO이가 하는 말 다 받아줄 수 있어.

우리 OO이의 마음 다 받아 줄 수 있어.

엄마는 다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엄마 걱정은 안 해도 돼.

 

정말 오래 걸렸지, 엄마?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엄마에게 털어놓기까지.

 

털어놓아서 엄마가 알게 되는 것보다

내가 말도 안 하고 삭히는 걸 보여주는 게

더 엄마를 괴롭게 한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어.

그게 더 엄마를 아프고 슬프게 한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어.

 

미안해, 엄마.

그 긴 시간 동안 엄마도 날 보며 참 힘들었지?

하지만 그 긴 시간을 윽박도 채근도 없이 

기다려 줘서 고마워, 엄마.

 

묵묵한 기다림. (출처: 픽사베이)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