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의 요령 없는, 어쭙잖은 배려 아닌 배려.
엄마에게 잘 숨겼을 거라는 오만함.
하지만 계속 몸으로 배어 나오는 마음의 병.
그런데 말이야, 엄마.
겉으로 티 나기 전에서부터 엄마는 이미 알았지.
알고 있었어.
숨긴다고 숨긴 내 마음을 엄마는 이미 다 알고 있었어.
엄마는
우리 OO이가 무슨 말을 해도 괜찮아.
엄마한테는 무슨 말을 해도 괜찮아.
그럼 엄마도 아프잖아.
엄마도 슬프잖아.
아니 엄마는 괜찮아.
엄마는 우리 OO이가 하는 말 다 받아줄 수 있어.
우리 OO이의 마음 다 받아 줄 수 있어.
엄마는 다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엄마 걱정은 안 해도 돼.
정말 오래 걸렸지, 엄마?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엄마에게 털어놓기까지.
털어놓아서 엄마가 알게 되는 것보다
내가 말도 안 하고 삭히는 걸 보여주는 게
더 엄마를 괴롭게 한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어.
그게 더 엄마를 아프고 슬프게 한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어.
미안해, 엄마.
그 긴 시간 동안 엄마도 날 보며 참 힘들었지?
하지만 그 긴 시간을 윽박도 채근도 없이
기다려 줘서 고마워,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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