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백아흔두 번째 편지 - 흉터 -
엄마.내 볼에 조그마한 흉터가 있잖아. 너무 작아서 눈에도 보이지 않는 상처,난 잘 찾지도 못하는 상처를엄마의 눈에는 무엇보다도 크고 선명하게 보이나 봐. 엄마는 그 상처를 보며연신 미안해하잖아. 기억도 안 나는 갓난쟁이 때,어린 엄마는 귀걸이를 했고,그것이 찰나의 시간에뒤에 업혀 있던 내 볼을 찔러버렸지. 엄마는 두고두고 미안해하잖아.이미 지난 일을.정작 난 전혀 생각나지 않는 일을.어디에 났는지 육안으로도 잘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그 상처를.엄마는 두고두고 미안해하잖아. 그 후 내가 클 때까지 엄마는 귀걸이를 하지 않았다고 했지?혹여나 또 같은 일이 일어날까 봐.혹여나 또 나에게 상처를 줄까 봐. 엄마.미안해하지 않아도 돼.내가 엄마에게 준 상처는 무수히 많은데.엄마는 오직 그 하나의 상처에 미안..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7. 10. 0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