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열여덟 번째 편지 - 블라우스 -
엄마. 오늘 베이지색 블라우스를 입고 하얀색 스웨터를 그 위에 입었어. 이 베이지색 블라우스를 산 지 얼마나 되었을까?한 십여 년이 넘은 것 같아.그런데 아직도 카라와 어깨부터 소매 쪽 라인이 반듯하게 주름 잡혀 있어. 우리 엄마, 부지런하게 다리미질을 해준 덕분이야.엄마의 손길에 옷이 질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그 베이지색 블라우스 뒤에 하얀색 블라우스도 몇 장 걸려 있는데,마찬가지야. 마찬가지로 엄마의 셀 수 없는 다리미질에습관이 밴 것처럼 옷에 라인이 자리 잡혀 있어. 비단 블라우스 뿐이겠어. 엄마의 손길이 여기저기 묻어나 있어. 비단 물건뿐이겠어. 나에게서도 엄마의 손길이 여기저기 스며들어 있어.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1. 12.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