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사백열한 번째 편지 - 매니큐어 -
젊은 시절에 엄마는 가끔 매니큐어를 발랐잖아.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엄마의 손톱에는 매니큐어가 발라지지 않았어. 음식 준비를 하다가 매니큐어가 벗겨질까 봐,그래서 그 벗겨진 매니큐어 일부가 음식에 들어갈까 봐그렇게 엄마는 매니큐어를 안 바르게 되었지. 은은한 파스텔톤에 펄감이 있는 색을 좋아하고,투명한 색도 좋아하는 엄마의 손톱 위에 내려앉은꽃물 같던 색은 어느새 잘 보이지 않게 되었어. 그런 엄마의 손톱을 보면 괜스레 코 끝이 시려서그래서 가끔, 아주 가끔내가 엄마의 손톱과 발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었잖아. 나도 바를 때가 있는데 한 번 바르면 참 오래갔어.벗겨지는 부분 없이 오래.그게 당연한 줄 알았어. 반면에 엄마는 그렇게 바르고 얼마 안 되어 벗겨지잖아.그게 엄마에게는 당연한 거였지. 항상 빨래하고..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5. 2. 13. 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