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열두 번째 편지 - 세수 -
염마, 어릴 때 엄마가 시켜준 세수가 어른이 된 지금도 그리울 때가 많아. 어릴 때 화장실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목을 쏙 빼고 있어. 그리고 목에는 수건을 두르고 말이지ㅎㅎ 그럼 엄마가 내 목덜미 쪽에는 한 손을 두고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얼굴을 쓱쓱 문질러 주었잖아. 처음에는 물로 쓱쓱 그리고 다음에는 비누를 묻힌 손으로 쓱쓱 다시 물로 쓱쓱 마지막으로 깨끗한 물로 또 한 번 쓱쓱 난 어푸어푸 엄마의 행동에 맞추어 숨을 꾹 참고 그리고 다음에 어푸어푸 얼굴이 끝나고 나면 그다음은 손이잖아. 내가 고사리 같은 손을 내밀면 엄마는 당신 손에 비누를 묻힌 후 그 손으로 내 두 손을 문질러 크게 비누 거품을 내지 않아도 뽀득뽀득 기도하듯 두 손을 겹치고 문질문질 그리고 다시 각각의 한 손을 문질문질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 12. 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