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여든네 번째 편지 - 새치 -
엄마.어릴 적 나의 양반다리 위에 머리를 베고 엄마가 누웠던 거 기억나?엄마는 나에게 부탁했잖아. 엄마 요기 나 있는 새치 뽑아 줘. 응응, 하며 나는 작은 손에 집게를 쥐고 엄마의 새치를 뽑았잖아. 검은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간혹 있는 새치를한 가닥 한 가닥 찾아서 집게로 뽁뽁 뽑았지. 이제 없다, 엄마. 하면,엄마는, 여기도 있었던 거 같은데찾아서 뽑아 줘. 그럼 난 다시 응응, 하며진지하게 심혈을 기울여서 찾았어.검은 머리카락 사이에 간혹 있는 새치를. 한 가닥 한 가닥 검은 머리카락을 휘적휘적거리며힘들게 찾은 새치! 그런데 어느 순간더 이상 엄마는 나에게 새치를 뽑아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어.더 이상 나는 엄마의 새치를 뽑지 않았어. 검은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간혹 있던 '새치'는 더 이상 '새치'가 아..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0. 9.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