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쉰세 번째 편지 - 귀 청소 -
엄마. 엄마는 내가 귀를 후벼주는 걸 좋아하잖아. 귀를 맡긴다는 건 굉장히 신뢰인 행위인 거 같아. 어찌 되었든 내가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예민한 부위를 맡기는 거니까. 그런데 엄마는 어린 나에게 귀를 맡겼어. 어릴 때부터 시켰다기보다는 내가 스스로 하고 싶어 했잖아.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난 점점 눈이 피곤하다, 잘 안 보인다.. 라는 핑계로 내가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을 하지 않았어.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는데도 말이야.. 정말 사랑은 내리사랑인 걸까? 나는 왜 이렇게도 자기 위주의 이기적인 존재일까? 왜 난 그 무엇도 바꿀 수없을 만큼 소중한 존재에게 소홀하게 대한 걸까? 난 왜 이다지도 이리석고 무지하고 한심할까? 엄마.. 미안해.. 미안해..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2. 22. 2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