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백스물여덟 번째 편지 - 스테이플러 -
엄마.내가 아주 어렸을 때였던 것 같아.유치원 전후였던 것 같은데.. 아님 더 어렸을 수도... 아님 더 많았을 수도..아무튼 어렸을 때 기억이야. 엄마가 스테이플러로 종이를 찍으려고 했던 것 같아.그런데 실수로 엄마의 검지를 찍었어.스테이플러가 엄마의 손가락에 박혔어. 내가 놀랄까 봐 엄마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검지 손가락에 박힌 스테이플러 심을 제거했어.엄마의 가늘고 긴 손가락 끝에 새빨간 피가 물방울처럼 뭉쳤어. 그때 난 내가 다친 게 아닌데도마음이 찢어진다는 게 어떤 건지 알았던 것 같아.엄마가 다쳤다는 것에, 피를 흘린다는 것에정말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어.너무너무 고통스러웠어. 그때의 그 핏방울이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난 잊히지가 않아.이후로도 엄마는 다친 적이 있지.데워진 프라이팬에 닿였다던가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5. 7.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