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스물네 번째 편지 - 어릴 적 엄마의 꿈 -
엄마. 예전에 한 번 엄마가 덤덤하게 어릴 적 꿈을 흘리듯 이야기해 줬잖아. 기억나? 엄마는 어릴 적에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어. 엄마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아쉬운 표정도 없이 그 시절의 아득한 그리움도 없이 정말 덤덤하게 마치 오늘의 저녁 메뉴의 재료를 이야기하듯 덤덤하게 이야기했어. 그런데 그 덤덤함이 난 괜스레 미안했어. 어릴 적 꿈이니까 엄마가 엄마의 삶을 살기도 전이었지.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난 항상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미안했어. 나라는 존재가 없었더라면 엄마는 좀더 자유로울 수 있지 않았을까? 나라는 족쇄에 묶여 가정이라는 새장에 갇혀서 맘껏 하늘을 누릴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날개를 꺾은 게 아니었을까? 난 항상 이런 생각으로 미안했어. 그래서 어린 시절의 엄마..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 24. 2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