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이백마흔아홉 번째 편지 - 깨지지 않는 그릇 -
엄마.내가 이곳에 산 지도 얼마나 됐지?벌써 nn년이 되었네. 기억나, 엄마?고향집에서 난 설거지를 해 본 적이 없어.엄마나 아빠나 언젠가는 평생하게 될 텐데 집에서는 하지 마..라고 했지.그건 지금도 여전해.집에서는 쉬어. 엄마가 할게..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설거지 하나도 한 적이 없는데. 엄마는 혹여나 내가 그릇을 깨뜨릴까 걱정이 많았잖아, 그때.그릇을 깨뜨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릇이 깨져서 내가 다치는 게 걱정이었지.그래서 백화점에 가서 깨지지 않는 그릇 세트를 사서 보내줬잖아.그 그릇이 벌써 nn년이 다 되어가네. 여전히 있어.나의 주방 그릇 찬장에.깨지지 않고 벗겨지지 않고 여전히 튼튼하게. 내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들도 저렇게 튼튼하게 깨지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9. 4.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