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일흔여섯 번째 편지 - 걸음 -
엄마.어린 시절 고개를 들어 바라본 내 시선에는 오롯이 엄마만 보였어.내가 한 걸음 내딛으면엄마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지.우리 사이에는 공간이 있었고,그 공간은 좁혀지지 않았지만마주 잡은 두 손은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든든했어. 난 그렇게 엄마의 손을 잡고 걸음마를 뗐어.엄마는 날 위해서 거꾸로 가는 걸음을 마다하지 않았지.. 그다음으로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었어.나의 어눌은 걸음걸이도, 나의 느린 속도도엄마는 한없이 기다려줬어. 엄마의 한 손을 꼭 쥐고 나는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았어.엄마는 그 와중에도 고개 숙여 나만 바라보았지.. 엄마 키만큼 자란 나는어느새 엄마의 손을 놓고 옆에 나란히 서서 엄마와 같은 속도로 걸었어.가끔 엄마를 보며 웃고엄마도 나를 보며 웃고. 우리는 그렇게 같은 곳을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0. 1.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