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스물세 번째 편지 - 엄마의 시선 -
엄마. 올해부터 내가 엄마의 차를 몰고 다니잖아. 그러면서 당연히 내가 앉아 있던 조수석을 보게 돼. 차 안에서 항상 왼쪽을 향해 보는 게 나에게는 익숙한 시선이야. 그런데 운전석에 앉으니 오른쪽을 향해 보게 되더라. 그러면서 이 시선이 엄마의 시선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엄마는 항상 오른쪽에서 날 바라보니깐 말이야. 실은 그 시선은 차 안에서만 한정되어 있는 시선이었잖아, 엄마와 나에게는. 왜냐면 옆에 서서 길을 걷거나 어디에서든 앉을 때나 나는 항상 엄마의 왼편이니까. 어릴 때부터 항상 엄마의 왼쪽은 내 자리였어. 엄마는 항상 그 자리를 나에게 내어 주고. 나는 항상 그 자리를 차지하고. 그런데 그게 아닌 곳이 자동차 안. 평소와는 다른 방향의 시선. 그리고 난 그곳에서 엄마의 시선으로 내가 원..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 23.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