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사백서른일곱 번째 편지 - 연필깎이 -
엄마, 기억나?나 초등학교 1학년 때 필통! 그때 플라스틱이었던 거 같아.이층짜리 필통! 연분홍색에 캐릭터가 그려져 있고,뚜껑 부분에는 쿠션감이 있었어.그리고 자석으로 붙이고 떼고 하던네모다란 필통이었던 거 같아. 그 필통을 열면 가지런히 연필이 놓여 있었어.항상 엄마가 연필깎이로 깎아서 키 순서대로 가지런히 넣어 주었잖아. 학교에 오면방에 던져놓은 가방에서엄마는 어느새 필통을 꺼내하나하나 연필을 깎아 놓아 주었잖아. 조용히.나도 모르게.어느새 내가 필요한 것들을.그렇게 나도 모르게.당연하게. 비단 연필 깎기뿐만 아니야.엄마가 해 주는 모든 것들은여전히 그렇게당연하다듯이. 그래서죄송하고감사하고그래..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5. 3. 12.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