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서른아홉 번째 편지 - 산책로와 출렁 다리 -
엄마.우리 몇 해 전 여름날에 바다에 갔잖아.푸르른 나무가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 있고잘 다듬어진 산책로를 엄마랑 아빠랑 나랑 걸었지. 그리고 출렁 다리도 건넜잖아.흔들흔들거리는 다리 아래 시원한 푸른색의 바다가 출렁거렸잖아.엄마 손을 잡고 바닷바람을 느끼며 걸었잖아. 앞서 간 아빠는 다리 끝에서 연신 엄마랑 나를 찍었고.카메라를 향해 우리는 웃었어. 그날의 밝은 빛과 바람과 바다의 냄새가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져.마치 어제 일인 것마냥.. 사진 속에 나는 참 밝게 웃고 있어.행복하게 웃고 있어.세상의 슬픔이란 고통이란 어둠이란 모르는 것처럼.. 그때의 미소가 그리워.나의 미소가 그리운 게 아니라 그 순간이 그리워.내가 웃을 수 있는 그 상황이 그리워. 최근에 그 장소에 갔어.그날처럼 밝은 낮이 아닌..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8. 25. 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