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일흔여섯 번째 편지 - 스웨터와 카디건, 보풀 그리고 포근함 -
엄마. 슬슬 봄이 오려나 봐. 물론 날짜 상으로 말하는 거야 ㅎㅎ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아직도 겨울이야. 요즘은 마음이 추운지 더 추운 거 같아. 남들이 코트를 입기 시작해도 난 패딩을 여전히 입어야 하고, 남들이 재킷을 입기 시작해도 난 그제야 코트를 입어야 해. 추위는 어쩔 수 없이 나를 옭아매. 그래서인지 난 스웨터와 카디건이 참 많아. 많다는 게 상대적이긴 하지만 난 나의 기준에서는 많다고 생각해. 스웨터나 카디건은 보기만큼은 실상 따뜻하진 않은 거 같아. 하지만 제 구실의 용도는 실제보다는 심리. 심리적인 따뜻함이 좋아. 포근해 보이잖아. 그런 스웨터와 카디건은 나의 이런 마음 때문에 수고를 한 덕분에 그 티를 내며 보풀을 보여줘. 그럼 엄마는 그 보풀을 하나하나 제거하잖아. 보풀제거기가 있지..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3. 16.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