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쉰아홉 번째 편지 - 뭉뚝한 칼끝-
엄마, 엄마가 나에게 사준 식칼의 끝은 예리함과는 다르잖아. 칼날의 뾰족함이 아닌 뭉뚝한 칼끝. 칼의 뾰족한 부분을 살짝 부러뜨리고 뭉뚝하게 갈아서 전혀 식칼의 예리함을 찾을 수가 없잖아ㅎㅎㅎ 난 나에게 사준 식칼이 다 왜 끝이 이렇게 둥글둥글할까 생각했어. 엄마에게 물어도 봤잖아. 엄마는 그래야 위험하지 않다고 했고. 에이~ 뭐가 위험하겠어? 라고 나는 말하며 그래도 그걸 사용하고. 그런데 잘 갈린 식칼을 사용한 일이 있었어. 그리고 알겠더라. 그게 정말 얼마나 위험한지. 요리 한 번 하면서 왼쪽 손만 세 군데를 찍혔어. '베였다'가 아니라 정말 말그대로 '찍혔다'였어. 예리한 식칼의 끝에 여기 저기 손이 찍혀 피가 나면서 알았어. 엄마는 이 모든 걸 겪었구나.. 그래서 나에게는 이런 일을 겪지 않게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2. 28. 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