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열여섯 번째 편지 - 커피숍의 어느 모녀 -
엄마.집에서 일하기 싫고 커피숍 쿠폰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일거리를 챙기고 커피숍으로 갔어.평소에는 잘 마시지도 않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한자리를 떡하니 잡아 앉았어. 하지만 바로 일은 안 하고 책 한 권 꺼내고 읽고 있는데 잠시 후 어느 모녀가 들어와서 내 앞에 앉았어.인생의 눈서리를 맞기 시작한 엄마와 입가에 깊다란 주름이 잡히기 시작한 딸이었어. 엄마, 뭐 먹고 싶어?-엄만 됐어. 너나 먹어.하나 시켜.-아니야. 엄만 배불러.여기까지 왔는데 그러지 말고 시켜.-그럼 그 검은 커피 하나 해라.알았어. 그 딸은 한숨과 짜증이 살짝 섞인 목소리로 엄마와 짧은 대화를 나누고 주문을 하러 갔어.딸이 주문하러 가자마자 그 엄마는 장바구니에서 비닐봉지를 하나 꺼냈어.빵이었어.분명 방금 배부르다고 한 엄마가 쩝..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1. 10. 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