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사백 번째 편지 - 미루는 버릇 -
엄마.난 언제부터 미루는 버릇이 생겼을까? 예전에는 무슨 일이든지 미리미리 했었는데,하물며 초등학교 때 방학하자마자 방학 숙제를 3~4일 만에 해버리고는나머지 방학 기간을 한껏 놀았는데. 어느새 나는 일을 미루고 미루어.에잇! 다음에 하면 되지! 하면서 맘 편하게 잊고 지내는 게 아니라머릿속 한 귀퉁이에 그 생각을 계속하면서도 안 해.불편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안 해.그럴 바에는 차라리 해 버리고 끝내면 되는데 그러지 않아. 해야 할 일들은 차곡차곡 쌓여서위태위태하게 흔들리는 탑처럼 나에게 쏟아질 것 같은데그 아래에서 어설프게 두 팔을 벌리며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내가 있어. 예전에는 바로바로 했는데. 엄마도 내가 하지는 않고 불안해하니까 나에게 그런 말을 하잖아. 미루는 사유는 사실 다 핑계.그저 나태..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5. 2. 2.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