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예순세 번째 편지 - 화장대 -
엄마.어렸을 때 엄마의 화장대가내 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함 같았어. 모든 게 신기하고 모든 게 예뻐 보이는마치 공주님 화장대 같았어. 어린 나는 허락되지 않는,엄마가 허락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연령적으로,미지의 세계 같았어. 곱고 예쁜 우리 엄마.예전부터 피부도 깨끗하고 맑은 우리 엄마. 가장 좋은 거, 가장 예쁜 거만 하던 우리 엄마. 그런 엄마의 보물창고 같은,색색의 화장품이 놓인 엄마의 화장대. 그런데 그런 엄마의 화장대가한 해 두 해 갈수록 점점 소박해져 갔어.내가 화장품을 사 줘도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앞으로는 안 사도 된다고 했어. 화려하던 엄마의 화장대는검소하게 바뀌어 갔고그런 엄마의 화장대를 보며엄마의 것들을 아껴가는 모습에내 마음은 낙엽처럼 마르고 마르다가바스러지는 기분이었..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9. 18.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