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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예순세 번째 편지 - 화장대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9. 1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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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렸을 때 엄마의 화장대가

내 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함 같았어.

 

모든 게 신기하고 

모든 게 예뻐 보이는

마치 공주님 화장대 같았어.

 

어린 나는 허락되지 않는,

엄마가 허락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연령적으로,

미지의 세계 같았어.

 

곱고 예쁜 우리 엄마.

예전부터 피부도 깨끗하고 맑은 우리 엄마.

 

가장 좋은 거, 

가장 예쁜 거만 하던 우리 엄마.

 

 그런 엄마의 보물창고 같은,

색색의 화장품이 놓인 엄마의 화장대.

 

젊은 시절 엄마의 형형색색 화장대. (AI 이미지 생성)

 

그런데 그런 엄마의 화장대가

한 해 두 해 갈수록 점점 소박해져 갔어.

내가 화장품을 사 줘도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앞으로는 안 사도 된다고 했어.

 

화려하던 엄마의 화장대는

검소하게 바뀌어 갔고

그런 엄마의 화장대를 보며

엄마의 것들을 아껴가는 모습에

내 마음은 낙엽처럼 마르고 마르다가

바스러지는 기분이었어..

 

항상 아끼는 건 엄마 물건..

우리 가족에 관한 건 아끼지 않으면서

엄마와 관련된 물건을 그렇게 그렇게

소박해져 갔어.

 

엄마..

난 그게 참 마음이 아파.

 

엄마는 괜찮다고 웃지만 내 마음은 바스라졌어.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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