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원래 아빠는 흰머리가 없었잖아.
항상 숱 많고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소유하고 있잖아.
게다가 검은 머리!
풍성풍성 윤기 나는 매끄러운 검은 머리를 소유한 아빠!
엄마는
젊었을 때는 더 많았다며
헤집어야 속살이 보였다며 이야기하잖아.
그리고 지금도
내가 잘 먹여서 그런 거다고 이야기하잖아 ㅋㅋ
맞는 말이야.
엄마 덕분에 아빠는 풍성하게 숱 많고 매끈매끈 윤기 나며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지.
그러면서 머리카락은 내가 아빠를 닮았어야 한다고 아쉬워 한 엄마 ㅎㅎ
난 엄마랑 닮은 건 뭐든 좋아~!
아무튼 그랬던 아빠가 한 개 두 개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어.
그날 이후 나만이 흰머리가 나는 게 아니더라.
아빠의 머리 위에도 흰꽃이 피기 시작해.
드문드문 나기 시작한 흰머리에 맘 아프지만 맘 아파하지 않을래.
세월의 흐름에 서럽지만 서러워하지 않을래.
우리 가족 머리에 모두 흰꽃이 피어.
푸릇푸릇한 젊음이 점차 사라지지만
우리 가족애는 더 진한 향이 되어 가니까.
그 향에 기대어 그 향에 의지해서 견뎌낼게.
그러니까 엄마.
웃을게..
웃고 힘낼게..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예순세 번째 편지 - 화장대 - (18) | 2024.09.18 |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예순두 번째 편지 - 고기 파티 - (19) | 2024.09.17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예순 번째 편지 -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내 강아지 - (31) | 2024.09.15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쉰아홉 번째 편지 - 고구마튀김 - (30) | 2024.09.14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쉰여덟 번째 편지 - 새 둥지 - (27) | 2024.09.13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