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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예순다섯 번째 편지 - 파충류 박람회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9. 2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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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릴 때, 한 초등학생 때였나?

내가 어디서 본 걸까?

엄마에게 파충류 박람회에 가자고 했잖아.

 

엄마는 그러자고 하며 내 손을 잡고 파충류 박람회에 갔어.

문제는 엄마는 파충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였지.

 

게다가 박람회에 들어가자마자 파충류 특유의 비릿한 냄새.

엄마는 후각도 예민하고 비위도 약하다는 거.

 

신기한 나는 이곳저곳 둘러보았고

엄마는 내 손을 꼭 잡았어.

 

내가 충분히 구경을 할 동안 엄마는 아무 말 없이 함께 해 주었잖아.

 

이후 몇 년이 지나고서야 엄마는 말했어.

그때 냄새 때문에 너무 어지러웠다고.

 

엄마의 몸 상태보다

엄마의 취향보다

나의 기분을 위해 참아준 엄마.

 

그런 게 얼마나 많을까.

말하지 않은 게 얼마나 많을까.

 

나요?!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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