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어느 책 사전을 보여주자 엄마가 무척 좋아한 책이 있었잖아.
그래서 그 책을 사서 엄마께 선물로 드렸지.
엄마는 정말 좋아했잖아.
그리고 좋아하고.
그 후에도 그 작가가 비슷한 책을 내서 또 사드렸지.
엄마는 미안해 하면서도 고마워했어.
내가 나를 위한 돈이 아닌 엄마를 위한 돈을 쓰는 것도 미안해하는 엄마.
그리고 엄마는 시도 좋아하잖아.
그래서 시집도 사 드렸지.
엄마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역시나 엄마는 미안해 하면서도 고마워했어.
그러지 마.
그러지 마, 엄마.
내가 돈을 버는 건 엄마 그리고 아빠를 위해 버는 거니까.
그게 내 행복이고 이유야.
내가 돈을 버는 이유는 하나야.
그러니 절대 미안해하지 마.
나야말로 미안해.
부자 딸이 아니라서..
능력있는 딸이 아니라서..
돈 잘 벌어서 용돈을 펑펑 드릴 수 있는 딸이 아니라서..
돈 걱정 안 하게 안심을 드리는 딸이 아니라서..
그래서 나도 미안해..
'엄마가 좋아하는 이미경 작가와 나태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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