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어릴 때 우리 집에 빙수 만드는 기계 있었잖아.
얼음을 통에 넣어서 연필깎기마냥 손잡이를 빙빙 돌리면
얼음이 눈꽃처럼 깎여서 소복소복하게 쌓였지.
거기에다가 마트에서 산 팥, 과일 통조림, 떡, 연유 등등을 넣고 먹었잖아.
한동안 여름에 정말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나.
아주 부지런히 먹다가 나 초등학교 때부터 보이지 않았던 거 같아.
그리고는 어느 순간 빵가게에 가서 팥빙수를 먹고,
그러다가 또 어느 순간이 지나서는 설빙에 가서 팥빙수를 먹었지.
엄마랑 아빠랑 나랑 셋이서 오손도손 앉아서
설빙에서 팥빙수를 냠냠~
그러다가 그것도 동네 설빙이 문을 닫으면서 끝이 나버렸어.
넘 아쉽게도 말이야.
그리고는 달고나 라떼에 눈을 돌렸지.
단 거 좋아하는 우리 가족의 눈을 번쩍 뜨게 하는 맛!
달고나 라떼 ㅋ
엄마, 여름이야.
더운 여름.
우리 가족의 여름을 함께한 아이스크림, 아이스 캬라멜 마끼야또, 팥빙수, 달고나 라떼.
올 여름은..
올 여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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